미국-러시아,'악의축' 긴장기류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하는 등 부시 미 대통령이 이른바 악의 축 국가로 지목한 북한, 이라크, 이란 등 세나라와 급속한 접근 움직임을 보이자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 미묘한 긴장 기류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배석규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러시아는 동지인가 아니면 적의 앞잡이인가? 미국과 러시아 사이의 악수는 팔 비틀기로 변할 것인가?
미국의 CNN은 오늘 부시대통령이 이른바 악의 축 국가로 지목한 북한과 이라크, 이란 등 세나라와 최근 급속히 접근하고 있는 러시아의 움직임에 대해 이같은 의문을 제기하면서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 일고 있는 미묘한 긴장 기류를 전했습니다. 우선 미국은 러시아가
악의 축 국가로 지목한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러시아로 초청해 정상회담을 갖는 등 북한에 대해 영향력을 높이려는 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두 나라가 경제협력이 주요 사안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핵사찰 등을 강력히 요구하며 북한에 대해 강경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은
김정일 위원장이 잠수함과 비행기 공장은 물론 군부대까지 방문하는 데 주목하고 있습니다. 특히 부시행정부가 이라크의 후세인 정권 축출 정책을 공식화하고 있는 데도 러시아가 최근 이라크와 4백만 달러 규모의 경제협력 협정을 체결한 것은 더욱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포스트는 러시아의 행위는 미국에게 혼란을 안겨주고 있다고 전하고 이는 미국이 군사공격을 검토하고 있는 것과 상관없이 이라크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의도라고 분석했습니다.

러시아는 최근 이란과 핵발전소 건설사업에 협력하기로 함으로써 이란의 핵무기 개발과 대량살상무기 확산 가능성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더욱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이 같은 러시아의 악의 축 국가 접근 움직임과 관련해 러시아의 정치분석가는 군부와 정치 엘리트들이 푸틴 대통령을 친미적 인사로 여기기 때문에 푸틴 대통령은 때때로 독자적이라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고 CNN은 전했습니다.


[인터뷰:그레고리 미르스키-국제정치 전문가]


"부시행정부는 이것이 반미정책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그러나
테러와의 전쟁에서 미국과 협력하겠다고 다짐한 러시아의 엇갈린 외교행보는 미국에게 큰 부담이 된다는 점에서 내일 텍사스에서 있을 부시대통령과 최고위 군사관계자 회동에서 이 문제에 대한 미국의 입장이 어떻게 정리될 지 주목됩니다.


워싱턴에서 YTN 배석규입니다. . 2002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