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압박에 무게 실릴 듯


등록시각 2003-07-14 06:02 [배석규] / 동영상


[앵커멘트]

(북한이 영변 폐 연료봉 재처리 작업을 마쳤다고 미국에 통보하면서) 북한 핵문제가 새로운 위기 국면을 맡고 있지만 부시 행정부는 압박과 대화의 병행이라는 기존 정책을 바꾸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진위여부에 상관없이 북한이 재처리작업을 완료했다고 공식 언급함으로써 적어도 북한에 대한 압박정책에 더욱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강성웅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영변에 있는 폐 연료봉 8천 개에 대한 재처리 작업은 부시 행정부가 오래 전부터 레드 라인, 즉 인내할 수 있는 위험 경계선으로 여겨왔습니다. 빠른 시일 안에 여러 개의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실제 핵 재처리 작업을 마쳤다면 부시 행정부의 대응도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경우 군사행동을 포함한 강경 대응책이 고개를 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부시행정부의 대북 정책은 압박과 대화의 병행이라는 기존의 노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높습니다.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의 언급에서도 나타났듯이 부시 행정부 안에서도 진위여부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북한이 이미 두 차례 재처리작업을 거의 완료했다고 주장한 바 있기 때문에 부시 행정부가 받아들이는 충격은 예상보다는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따라서 미국은 북한 주장의 진위여부를 파악할 때까지 기존의 정책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됩니다.

부시 행정부가 북한과의 대화를 배제한 채 강수로 돌아선다면 북한 핵문제에 대한 국제공조의 틀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점도 선택의 폭을 좁게 만들고 있습니다. 부시 행정부는 아직 이번 주장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고위 관리들이 대화에 무게를 두고 있는 한국과 중국과 공조해 대처하겠다고 말하고 있는 것도 대화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따라서 미국은 압박과 대화를 병행하겠지만 북한에 대한 압박 쪽에 더욱 무게를 실을 가능성은 높아졌습니다. 상황이 달라진 만큼 지난번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무산됐던 유엔 안보리 대북 비난 성명 채택을 다시 시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한반도 에너지 개발기구, kedo에 경수로 건설 중단을 곧 요청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함께 대량살상무기확산 방지구상을 통한 해상과 공중 봉쇄의 고삐를 더욱 조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뉴욕 실무접촉에서 보듯이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의 문을 열어두고 압박과 설득을 계속하면서 다자 회담 성사를 놓고 북한과 기 싸움을 계속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YTN 강성웅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