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의 대남작전. 최신의 극비지령(연재3 끝)

                 [삐라공작]

우리의 총성이 닿지 않는 곳의 적군을 공포에 빠트려, 저항을 포기시키는데 위력이 있는 무기이다. 삐라는 상황과 적의 사상동향에 맞추어서 만들고 적이 쉽게 주울 수 있는 곳에 뿌려야 한다. 우리의 작전전투의 궤도와 행동의 비밀이 새어 나가지 않도록 해야한다. 군인이 적진에 진입하여 직접 뿌릴 수도 있고 포로나 의거자, 적진의 주민을 통하여 배포할 수도 있다.

비행기, 포(砲), 기구(氣球)등을 이용하여 삐라를 살포할 수도 있고 활이나 연을 날려 뿌릴 수도 있다. 또한 적의 우편함을 이용하거나 기차, 자동차, 장갑차, 오토바이등을 비롯한 운송수단을 교묘하게 이용하여 배포하기도 한다. 바람에 뿌려 보내기도 하고 하천에 빈 병이나 비닐봉지, 뗏목, 상자, 드럼통 등을 흘려 보내는 수법도 가능하다.


               [시각(視覺)공작]

기습전투 시 적군을 습격했다가 철수하면서, 그곳에 다시 들어온 적군이 볼수 있게 표어, 속보, 선전화(宣傳畵)등을 붙여 놓는다거나 백묵(白墨) 같은 것으로 아무 벽에나 적군을 혼란, 와해시킬수 있는 문구를 낙서해 놓기도 한다. 또한 포위전투 시에는 포위된 적군이 잘 볼 수있는 곳에 슬로건(표어)을 걸어두기도 하고 적군이 도망하는 길목에 갖가지 시각물(視覺物)을 붙여놓고, 방어전투 때에는 적군이 잘 보이는 고지의 돌출부나 산의 능선에 표어,포스터나 선전화(畵) 같은 것을 붙여두기도 한다.

또한 적군 '특공대'(낙하산 부대 등)와의 전투 시에는 적군의 투하착륙 지점이나 행동할만한 장소에 각종 시각물을 미리 붙여 놓기도 한다..

솔직히 말해서, 우리는 이상의 문서를 읽으면서 구토증을 느끼고 말았다. 몹시 유치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러나 김정일의 머리 속에 있는 [통일전쟁]이 베트남전쟁 스타일이라고 한다면 현실적으로 제2차 한국전쟁(6.25전쟁)을 시뮬레이트 해볼 때, 이러한 초보적인 공작이 공(功)을 세울 수도 있겠구나 하고 생각을 고쳐 먹었다.

[학습제강]은 이밖에도 각종 소문(루머)의 유포공작, 편지공작, 방송공작 등에 대하여 소개하면서 공작을 더욱더 연구개발하고 철저하게 훈련, 숙달 시켜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핵무기,
생화학무기의 공포도 물론이지만 특히 대도시는 게릴라전에 약하고 테러에 약하다. 김정일은 평양관저에서 CNN방송을 보면서 대(對)테러 전쟁을 진행하고 있는 미군의 약점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있다. 대를 이은 2대째 독재자로서 김패밀리의 태평성세의 길을 모색하고 있음이 틀림없다. 이전에 [서울불바다]발언을 한 평양의 고위간부가 있었는데 김정일이 실제로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지도 모른다.

"바그다드 다음엔 평양이다. 이대로 앉아서 죽음을 맞이하기보다는.. " 김정일은 급박하게 돌아가는 시간을 벌어가면서 최후의 "그때"를 맞이하고 있다.

<모든 군인은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김정일 동지의 무력통일 전략실현을 위하여 '적군와해공작'이 갖는 중요성을 인식하고 최고사령관 동지의 명령만 내려 주시면 일거에 돌격해서 미제 침략자와 그 앞잡이들을 남김없이 일소 할 것이며 남반부해방의 역사적 위업을 달성하지 않으면 안 된다.>
                                               - 끝 -




                      * 번역을 끝내고 *


이 글을 번역하면서 나는 몇 번이나 착잡한 심경에 젖곤 하였다. 남한과 북한은 분명히 적대관계이다. 따라서 김정일이 철저하게 미국과 남한을 관찰하고 집요하게 대남공작에 몰두하고 있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행위이다. 그런데 그동안 우리는 어떻게 해 왔는가.

김대중 정권 때 대통령이 북한의 모든 동정(動靜)을 파악하고 그에 대비해 왔는가. 우리의 대북정책 역시 일단 유사시 일어날지도 모르는 전쟁에 대비하여 김정일 이상으로 북한을 연구하고 대북공작 등 적극적이고 치밀하게 준비했어야 하지 않았는가?

김정일이 걸프전쟁을 비롯하여 미국의 대 테러전쟁을 철저하게 연구분석하고 대남 '적군와해공작'을 하고있는 동안에 우리는 그 적장(敵將)에게 열심히 자금을 대주는 물주(物主) 노릇만 해온 꼴이었다.

김대중의 대북정책은 한마디로 어떻게 하면 국민 모르게 김정일에게 퍼다주어 그의 비위를 맞추는가.. 하는 것 이외 아무것도 없었다. 지난 5년 간 김정일은 조금도 변함 없이 '적군와해공작'으로 대남정잭을 수행해 오고있는데 김대중은 5년 임기동안 현대를 끼워서 열심히 대북사업에만 전력을 투구해왔다.

냉정히 생각해보자. 금강산관광, 경의선 연결 사업 등등리 꼭 했었어야 하는 사업들이었나! I.M.F에 허우적거리면서도 그렇게 퍼다 주었는데 저들은 동해, 서해, 남해 할 것 없이 끝없이 도전해 왔고 이제는 그동안 준비해온 핵무기로 전 세계를 갖고 놀고 있지 않은가.

지난 5년 간 우리는 간첩 잡았다는 뉴스를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다.

햇볕정책으로 북한은 옷깃을 더욱더 단단히 여미었고 남한은 그나마 남아있던 속옷까지도 다 벗어 버렸다.'이솝우화' 이야기가 정 반대로 끝이나 버렸다.

                            2003.3.15.  放浪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