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지금 전쟁준비 중


북핵 문제 해결을 둘러싸고 치열한 외교전이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주민들을 "전쟁 준비"에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19일 보도했다.

신문은 "절망이 마지막 남은 스탈린주의 국가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는 제목의 두만강 유역발 해설기사에서 끝없이 추락하는 북한의 경제가 북한 내부의 긴장감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 신문은 나진.선봉지구를 방문하고 돌아온 사람들의 말을 인용, "그들(북한 주민들)은 오로지 미국과 전쟁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있다"고 북한의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북한 유일의 경제특구 나진.선봉지구를 방문하고 18일 중국으로 돌아온 이들은 "`미국과 전쟁', `미국을 쳐 부수자'는 구호를 외치며 북한 주민들이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지 말 것을 요구한 다른 한 소식통은 북한 당국이 남녀 젊은이들을 징병해 북한의 정규군을 지원하기 위한 시민군에 편입하고 있다고 말했으며, 다른 한 중국 국적의 한국인도 "북한 사람들은 전부 미국과 전쟁이 일어날 것으로 믿고 있다"고 전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북한이 지난 7월 도입한 가격개혁이 실패하면서 통화가치가 떨어지고 물가가 급상승하고 있다며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는 경제가 북한 내부의 긴장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또 전통적 우방인 중국과 경제력 격차가 날로 커지고 있는데다 외교적, 전략적 목표가 다른 것도 북한의 고립감을 심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과 중국은 미국에 대항해 싸웠던 공산주의 동맹이었지만 이제 중국은 김정일 위원장의 핵 개발 야심을 저지하기 위해 미국과 공동보조를 취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 출처 : 런던=연합뉴스. 2003. 4. 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