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패를 당하고도... 한총련 합법화?

독립신문에서 퍼옴 http://independent.co.kr/bbs/dokrip/view.php?id=Ver2_bbs1&no=344

盧 “모욕으로 생각지 않는다“ 합법화 추진 시사

5.18 민주화 운동 기념식에서 한총련의 난동과 관련, 그동안 한총련 합법화를 추진해왔던 정부는 가담자를 엄정 처벌할 것을 주문해 한총련의 합법화에 제동이 걸린 것 아닌가 하는 추측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한총련은 “국가위신을 추락시킨 것은 친미적 태도를 보인 노 대통령에게 있다”고 성명을 발표했지만, 한총련 합법화 추진을 의식한 듯 의장이 다시 사과발언을 하는 상황을 연출, 한총련이 스스로 변하기보다 합법화에만 신경을 쓰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과연 정부의 한총련에 대한 태도가 바뀔 것인지가 주목된다.

5·18 민주화 운동 23주년 기념식에 대통령의 입장이 늦어지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노무현 대통령은 행사장에 18분 늦게 도착했으며, 5·18 기념식장에 뒷문으로 들어가고 나왔으며,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은 한총련 학생들에 의해 멱살을 잡히고 옷이 손상되는 등 한바탕 난동이 일어났다.  

“대통령으로서 이런 일을 모욕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이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은 5월 19일 오전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난동자에 대해 법을 엄격하게 적용하라”고 지시하며 “다만 나는 대통령으로서 이런 일을 모욕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현장 경비책임 문제에 대해) 과잉 징계가 있어선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윤 대변인은 이어 “5·18 기념일인 데다 국가 기념행사까지 있었던 만큼 그런 날 공권력이 시위를 진압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판단이어서 처벌을 하더라도 (경비) 책임자보다는 행위자에 대해 처벌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라며 이번 사태가 한총련 합법화 추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윤 대변인은 “아직 예단하기는 곤란하다”며 우회적인 발언을 했다.

한총련 합법화를 주장해 왔던 강금실 법무부장관은 19일 성명을 내고, “한총련 5·18 기념행사 방해 사태는 숭고한 5·18 정신을 훼손하고 법질서를 침해한 행위로서 국민 모두로부터 지탄을 받는 행위”라며 검찰에 대해 이번 사태의 진상을 철저히 조사하고, 가담자에 대하여는 엄정히 처리하고, 향후 불법 집단행동에 대하여 엄중 대처하도록 지시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가 한총련 합법화 추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대화와 타협의 문화를 뿌리내리려는 참여정부의 입장이 변한 것은 없지만….”

행정자치부 김두관 장관도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참여정부는 최대한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면서 도를 넘어선 요구와 집단행동에도 인내를 거듭하고 설득해 왔지만, 합법화를 바라는 한총련이 이렇게 법을 무시하는 행동은 이율배반적인 태도”라고 비판했다.

김 장관은 이어 “학생들이라고 결코 예외가 될 수는 없다. 이번 일을 계기로 한총련은 제도적 합법화를 요구하기 이전에, 국민의 마음을 얻고 국민들의 신뢰를 받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며 “대화와 타협의 문화를 뿌리내리려는 참여정부의 입장이 변한 것은 없지만 불법과 무질서를 용인하고 방관한다는 것이 결코 아니다”라고 밝혔다.

“뒷걸음질치기 바쁜 노무현정부의 한심함을 다시 한번 확인”

이번 한총련 사태와 관련, 여야는 각각 논평을 내고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한나라당 박종희 대변인은 “대통령이 국가적인 추모행사에 참여하면서 사전에 계획된 시위 때문에 후문으로 입장하고 퇴장하는 것은 국가의 권위와 대통령의 위신을 스스로 실추시킨 중대한 사건이고 법치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청와대 경호실과 경찰 그리고 국정원의 공안기능의 부재를 질타했다.

박 대변인은 “두산중공업 사태, 화물연대 파업 등에서 보여주었듯이 불법 폭력 앞에서 원칙 없이 언행을 바꾸며 뒷걸음질치기 바쁜 노무현 정부의 한심함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며 “국민은 후문으로 출입하고 퇴장한 대통령에게 당당한 정도정치, 신뢰정치를 기대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 문석호 대변인은“정부가 한총련의 합법화를 논의하고 있고 한총련 관련 수배자 해제를 검토하고 있는 시점에서 일어난 일이라 도저히 이해 할 수 없고,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한총련의 충정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국가적 공식 행사인 엄숙한 기념식장에서 불법적 집단 시위를 한 행위는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라고 한총련의 행동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문 대변인은 이어 “이번과 같은 한총련의 불법적 집단시위가 앞으로는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고 한총련의 반성을 촉구한다”며 “한총련의 집단시위에 대하여 사전 정보수집이나 현장 대처 능력에 한계를 보인 경찰은 어떤 형태로든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총련 합법화 추진에 대한 기본 변화에 대해선 아직까지 구체적인 결정 없다”

한편, 이번 한총련 사태에 대해 정부의 한총련을 합법화시킨다는 정부 기본 방침에 대한 변화 가능성에 대해 서울지검 검찰3과의 한 검사는“한총련 합법화 추진에 대한 (정부의)기본 변화에 대해선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나온 결정이 없다”고 밝혔다.

한총련은 19일, 5·18 기념식에 관련된 한총련의 사법처리 방침에 대한 규탄 성명을 내고 “국가 위신을 추락시킨 것은 대통령의 5·18 기념식 입장을 가로막은 한총련이 아니라, 노골적인 친미적 언사로 자주와 통일을 바라는 우리 국민에게 수치감마저 안겨준 노무현 대통령 자신”이라고 정면 비판했다.

한총련은 또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그 친미적 외교노선에 대한 대학생들의 비판은 정당하다”며 “그러한 비판마저 수용하지 못하는‘참여정부’의 간판은 허울좋은 수사에 불과하므로 경찰은 이번 5·18 기념식 관련 한총련 사법처리 방침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명은 이어 “특히 한총련은 이 문제를 ‘한총련 합법화’와 연결 지어 대학생들의 건전한 비판정신을 거세하려는 그 어떠한 시도에도 반대하고, 한총련 관련 정치수배 해제와 이적규정 철회는 한국사회 민주와 인권 보장의 시금석과 같은 절대절명의 과제”라고 정부의 사법처리 방침에 대한 거부의사를 내세웠다.

“이번 사건은 한총련 수배해제 및 합법화 문제와는 별개의 것”

그러나, 한총련 정재욱 의장은 성명이 보도된 후, 직접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사건의 사실 여부를 떠나 5.18 유가족들과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며”공식사과의 뜻을 밝혔다.
 
정 의장은 “한총련은 5.18기념대회에 노무현 대통령이 참가하는 것을 막고자 하는 어떤 의도도 없었으며, 단순히 기자회견과 항의서한을 전달하려했으나 예상치 못한 혼란으로 참여를 지연시키려는 것처럼 비춰졌다”며 “당시 상황을 명확히 규명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경찰에 직접 출두할 의사도 있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또 “이번 사건은 한총련 수배해제 및 합법화 문제와는 별개의 것”이라며 “정부는 사건의 진의를 잘 파악하고 사법처리 방침을 당장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그는 5·18 시위 사태와 관련, 20일 노 대통령에게 ‘한총련이 기념행사 참여를 저지할 의도가 없었다’는 내용을 담은 공개서한을 보낼 예정이라며 성명에서 나타난 강경 의지를 누그러뜨렸다.


윤경원 기자  kwyun715@hotmail.com


다음은 한총련이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대미굴욕외교와 ‘5·18 정신’은 양립할 수 없다. 당국은 ‘합법화’볼모로 비겁과 굴종을 강요하지 말라

전남지방경찰청은 18일 한총련의 <노무현 대통령 5·18 기념식 참석 저지 투쟁>을 폭력시위로 단정하고 현장 사진을 바탕으로 ‘전원 사법처리’하겠다고 밝혔다. 한총련의 기념식 방해로 국가적 행사가 18분간 지연돼 차질을 빚는 등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는 이유다.

80년 5월 광주의 넋이 살아있는 망월동 묘역은 자주와 통일의 외침으로 이 땅을 뒤흔들어 역사의 물줄기를 바꿔놓았던 열사들의 항쟁정신이 빛나는 성지이다. 군부독재 청산과 6월 항쟁을 통한 민주주의 확대 발전, 민족통일의 대강령인 6·15 공동선언 발표와 노무현 참여정부 출범까지. 거대한 역사적 전진을 추동해 온 한국사회 시대정신의 표상으로 자리잡은 것이 바로 23년 전 ‘5월 광주’의 정신이다.

한미정상회담에서 보여준 노무현 대통령의 낯뜨거운 ‘친미행각’은 5·18 항쟁의 토대 위에서 태어나고 그 정신을 계승하겠다던 참여정부의 빈곤한 국정철학을 단적으로 드러냈다. 단언하건데, 국가 위신을 추락시킨 것은 대통령의 5·18 기념식 입장을 가로막은 한총련이 아니라, 노골적인 친미적 언사로 자주와 통일을 바라는 우리 국민에게 수치감마저 안겨준 노무현 대통령 자신이다.

노무현 정부가 참여정부의 정통성으로 내세우는 <5·18 항쟁 정신>이란 무엇인가. 노무현
정부는 5월 광주를 핏빛으로 물들인 군대 투입을 승인한 당사자가 한국군의 평시·전시 작전권을 가지고 있었던 미국이라는 사실을 모른단 말인가. 이 역사적 진실을 외면하고서 감히 5월 광주 영령들의 넋을 기린다고 말할 수 없다. 더구나 친미굴욕외교로 나라와 민족의 운명을 미국의 손아귀에 내맡긴 노무현 대통령이 과연 ‘5·18 정신’운운할 수 있는지 광주영령들과 4천만 국민은 묻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그 친미적 외교노선에 대한 대학생들의 비판은 정당하다. 그러한 비판마저 수용하지 못하는 ‘참여정부’의 간판은 허울좋은 수사에 불과하다. 경찰은 이번 5·18 기념식 관련 한총련 사법처리 방침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

특히 한총련은 이 문제를 ‘한총련 합법화’와 연결 지어 대학생들의 건전한 비판정신을 거세하려는 그 어떠한 시도에도 반대한다. 한총련 관련 정치수배 해제와 이적규정 철회는 한국사회 민주와 인권 보장의 시금석과 같은 절대절명의 과제이다. 한총련 합법화는 그 자체가 진리와 양심의 상아탑으로써 대학의 기능 회복과 직결된 과제이다. 5·18 기념식 투쟁을 볼모로 합법화 여부를 저울질하는 것은 대학생들에게 오로지 굴종만을 강요하겠다는 발상에 지나지 않는다. 한총련은 건강한 비판과 자각적인 실천으로 전진해 온 한국 학생운동의 역할을 변함 없이 구현해 나갈 것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2003년 5월 19일
민족의 운명을 개척하는 불패의 애국대오
11기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대변인 우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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