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총련 시위는 처벌하되, 한총련은 합법화하겠다?

한총련에 관한 좋은 견해입니다. 작성자:배진영 2003년 5월 20일 화요일
조갑제 홈페이지 http://211.200.30.68:8081/choboard/subin.asp?idx=1668

정부는 5-18 기념식장에서의 한총련 시위를 주도한 학생들은 엄벌에 처하되, 한총련 합법화 문제는 5-18 시위와는 별개 문제로 다룰 방침이라고 한다.

이러한 정부 방침은 本末이 전도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노무현 정부의 한총련에 대한 유화책에도 불구하고 한총련이 노무현 대통령의 방미외교를 굴욕외교라고 비난하고 소위 민족공조를 촉구하고 나선 것은 親北反美라는 한총련의 본질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이는 또한 그동안 한총련과 그 비호세력들이 끊임없이 주장해 왔던 '한총련의 변신노력'이라는 것이 얼마나 허구적인 것이며, 한총련이 대한민국의 법질서와 헌법기관을 얼마나 우습게 여기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시위 학생들은 엄벌하되, 한총련 합법화는 계속 검토하겠다는 것은 일종의 행동대원에 불과한 시위 학생들은 노무현 대통령의 권위에 상처를 입혔기 때문에 엄벌하겠지만, 그들을 배후에서 조종한 한총련이라는 利敵단체(대법원이 거듭 확인한)에 대해서는 면죄부를 주겠다는 소리로 들린다. 이는 정부가 사안의 輕重을 가리지 못하고 있거나, 애써 외면하는 것이라고 밖에는 말할 수 없다.

한총련과 같은 反헌법 세력에 대해 노무현 정권이 적절히 대처하는 것을 망설인다면, 노무현 정권은 천추에 恨을 남기게 될 수도 있다. 우리는 그러한 사례를 사실상 피렌체의 참주였던 메디치 일가가 축출된 후 수립되었던 피에로 소델리니 정부에게서 발견할 수 있다.

<소델리니는 자신을 공격한 적들의 야심을 간파하고 또 그들을 숙청할 수 있는 기회를 포착했음에도 불구하고, 결코 단호한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그는 인내와 선량함에 의해 惡한 파벌들을 근절할 수 있고 또 보상을 통해 일부 세력들의 적대감을 무마시킬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망설였던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소델리니는 어떤 惡이 善을 쉽사리 분쇄할 염려가 있을 때 그 善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결코 그 惡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깨닫지 못했다... 그는 악의란 시간이 흐른다고 해서 누그러지지 않고, 호의에 의해서도 진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깨닫지 못하고, 최초의 의견에 사로잡혀 스스로 기만당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브루투스(로마공화정 초기 로마에 반역한 자식에게 사형을 선고했던 지도자-기자 注)와 같이 행동할 수 있는 지혜를 가지지 못했으므로, 결국 자신이 태어난 도시와 함께 그의 지위도, 명성도 모두 상실하고 말았다. - 마키아벨리 '로마사 논고' 中에서>

소델리니는 결국 메디치派의 쿠데타(사실은 메디치派의 협박)로 실각했고, 피렌체의 공화정부는 어이없이 전복되고 말았다.

사실 이런 얘기를 노무현 정부를 향해 하는 것 자체가 상당히 망설여진다. 왜냐하면 여태까지 보여 온 노무현 정부의 코드에 비추어 볼 때 그들은 마키아벨리가 말한 '惡'과 대한민국의 주류세력을 등치시킬 것만 같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이 진정 대한민국에 대해 애정과 충성심을 가지고 있다면, 그는 그의 敵은 대한민국의 주류세력이 아니라, 한총련 등 反헌법 세력, 利敵세력임을 쉽게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 어떤 惡(주사파)이 善(대한민국의 자유민주체제)을 쉽사리 분쇄할 염려가 있을 때, 그 善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결코 그 惡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만일 노무현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적화하려는 공산주의자들의 惡意는 시간이 흐른다고 해서 누그러지지 않고, 對北 유화책이나 한총련 합법화와 같은 善意에 의해서도 진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깨닫지 못하고, 공산주의자들에 대해 유화책을 펴는 것이 진보요 개혁이라는 최초의 의견에 사로잡혀 스스로 기만당한다면' 그는 자신의 조국 대한민국과 함께 그의 지위도, 명성도 모두 상실하고 말 것이다.

조갑제 홈페이지 http://211.200.30.68:8081/choboard/subin.asp?idx=16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