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파 내부 전쟁 중

등록시각 2003-04-11 18:57

[앵커멘트]

후세인 정권의 붕괴에 따라 이라크 사회는 물론 종교계에서도 전후 주도권을 놓고 분열 양상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망명했다 귀국한 한 시아파 지도자가 다른 성직자들의 손에 살해되기도 했습니다. 신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10일 오전 10시. 이슬람 시아파 최대 성지인 나자프의 이맘 알리 사원에선 시아파 지도자 알-코에이와 알-카다르가 다른 성직자들이 휘두른 흉기에 맞아 숨졌습니다. 10년 만에 돌아온 망명 지도자와 후세인 정권의 비호를 받아온 성직자가 화해를 모색하는 순간 함께 숨진 것입니다.

그동안 소수파인 수니파의 탄압을 버텨온 시아파 그룹들의 주도권 다툼이 낳은 참사라는 분석입니다. 반대파들은 알-코에이가 후세인 정권을 무너뜨리는데 기여한 바도 없으면서 전후 주도권 다툼에서 어부지리를 노린다며 경계해 왔습니다. 지나치게 친 서방적인 자세와 미국 주도의 과도 정부를 지지한 것도 경쟁자들을 자극한 부분입니다.

이라크에서는 지금 후세인 이후 정치·종교적 주도권을 잡으려는 시아파 그룹들간 다툼이 치열한 상황입니다. 시아파 교도들의 정신적 지주인 알-시스타니가 최근 가택연금에서 풀려났고, 시아파 단체 가운데 가장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이슬람혁명최고위원회의 지도자 알-하킴 역시 수일내 이란에서 귀국할 계획입니다.

막강한 재력을 바탕으로 구호물자를 장악하고 있는 알-사드르 역시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후세인 정권 이후 종교권력의 주도권을 놓고 이라크 시아파 세력들은 지금 내부와의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입니다.
 

기사출처 : YT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