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간 '화합의 바람' 분다…개신교―천주교 석탄일 축하


불기 2544년, 새로운 세기의 첫 ‘부처님 오신 날’을 전후해 종교간 화합의 훈풍이 곳곳에서 불어오고 있다.

천주교 주교회의의 최기산 종교간대화위원장과 정진석 서울대교구장은 최근 잇따라 부처님 오신 날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김동완 기독교교회협의회(KNCC)총무도 축하 메시지를 발표했다.

정명조 천주교 부산교구장이 최근 범어사를 방문해 축하 인사를 건네자, 성오 범어사 주지도 가까운 시일 안에 남천 주교좌성당을 답방하겠다고 약속했다.

8일 최창규 성균관장의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회장 취임식 때도 강원룡 크리스찬아카데미 이사장, 원택 조계종 총무부장, 김성태 천주교 서울대교구 일치위원장, 김광욱 천도교 교령, 박정훈 원불교 서울교구장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최근 서울 성북동 길상사에서는 천주교 신도 최종태씨가 조각한 관세음보살상의 봉안식이 열리기도 했다.

최근 들어 국내 종교간 화합 분위기가 고조된 것은 3월1일 천주교 기독교 불교 원불교 천도교 등 종교계가 함께 추진한 ‘온겨레 손잡기운동’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루터교 정교회 유태교 등에 대해 보여준 화해의 몸짓에 영향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종교간 화합 바람은 다음 달에도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온겨레 손잡기운동본부는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와 함께 다음달 25일 6·25 40주년 기념 평화대행진을 펼칠 예정이며, KCRP는 26∼30일 서울 원불교 봉도청소년수련원을 거쳐 제천의 천주교 배론성지(최양업 신부의 묘소가 있는 곳)에서 ‘다름이 아름답다’란 주제 아래 종교청년 평화캠프를 마련한다.

변진흥 KCRP 사무총장(인천 가톨릭대 교수)은 “불상 훼손과 성당 방화 등으로 인한 앙금과 단군상을 둘러싼 갈등이 아직 풀리지 않고 있지만, 종교인들이 먼저 화합하지 않고서는 지역감정 해소나 남북화해를 이룰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기 때문에 종교간 대화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등록 일자 : 2000/05/11(목) 19:29